요즘 나는 조금 스트레스 가운데 있다.

그 사람의 거짓말 때문이다.

내가 무언가를 물으면 얼렁뚱땅 대충 둘러대면서 넘어가는 경향이 있다.

꼬치꼬치 캐묻기 뭐해서 그냥 넘어가지만

나중에 알고 보면 거짓말을 한 거다.

몇번을 경험하고 나니 엄청난 충격이 스나미처럼 밀려온다.

별일도 아닌데 왜 거짓말을 하는 걸까

진실을 말하면 내가 잔소리할 타입인가?

역으로 생각하면 별일도 아닌데 거짓말 한 게 좀 어때서 라고 말할지도 모른다.

그치만 작은 거짓말이 큰 거짓말이 될 수도 있고

상대방이 진실을 알았을 때의 기분을 상상해 보면? 역지사지...

 

당신이 거짓말 한 걸 난 알아요 라고

말을 해야 할까 말아야 할까

말을 안 하고 모르는 척 하기엔 내가 너무 힘들고 스트레스다.

생각하지 말아야 할 경계선까지 생각이 미치기도 한다.

그러다 다시 가다듬고 생각해 보고...

입장 바꿔서 생각해 보고...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휴 그러기를 여러 차례...

그래도 아무말 안 하고 있기엔 미쳐버릴 것 같은 감정이 불쑥불쑥 올라온다.

 

이대로 계속 쌓이면 그 사람을 믿지 못할 지경이 되지는 않을까 두렵다.

의부증이 생기면 어쩌나 두렵다.

무언가를 얘기하면 또 거짓말 하지는 않을까 하는 두려움에

앞으로 아무것도 묻지 말아야 겠다고 생각하다가도

그게 무슨 부부인가

아무리 부부는 남이라지만 이제 자녀가 생기면 가족이 되는건데

말도 없고 대화도 없고 그냥 그렇게 살면 되는건가?

그게 가족일까?

그러려면 뭐하러 같이 사나?

돌이킬수 없는 선택의 순간이 오기 전에

내 맘을 정리하든지 그 사람과 대화를 해서 풀든지 해야 하는데

어디서부터 어떻게 풀어야 할까...

 

누가 나 대신 말해 줄수만 있다면...

아냐...

피하지 말고 정면으로 부딪혀 보자.

깨지고 다치더라도 아물 수 있는 시간은 주어야 하지 않겠는가

그럴 시간마저도 없게 될 후회할 그날이 오기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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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1년 반 된 지인은 말했다.

살면서 가장 좋은 건 서로가 서로에게 너무 편하다는 것.

 

그렇긴하지...

살면서 너무 살얼음판 걷는 것처럼 서로에게 예민하면

하루하루가 스트레스일수도 있겠다 싶다.

 

그치만 나의 바램은 서로에게 너무 익숙해 지지 말았으면 하는 것이다.

살다보면 익숙해지겠지.

좋게 말하면 편안함이지만

나쁘게 말하면 함부로 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 같은 것...

 

다음달 11일이면 결혼 1주년이다.

만난지 1년 5일만에 결혼했고, 같이 산지 1년이 되는 거다.

신혼 초에는 다 어색했다.

그냥 연애할 때의 기분이어서 결혼이 실감이 나지 않았다.

지금은 서서히 서로에게 익숙해져가는 기분이다.

그런데 난 그런 기분이 싫은 거다.

 

10년을 살아도 20년을 살아도 늘 새롭고 덜 익숙해졌으면 좋겠다는 거다.

오랜 시간 함께 해도 내 남자에게 아내, 가족이 아닌 여자이고 싶은 거다.

그래서 신혼 초에 늘 남편에게 말했다.

난 가족이 아니라 여자라고...

남자에게는 100%를 다 보여주면 안된다고 하셨던 대학 때 교수님의 말씀을 항시 떠올린다.

그런데 말이 별로 없는 내 남자는 내가 말을 하지 않으면 서로 별로 대화할 꺼리가 없다.

그래서 내가 주로 말을 많이 하는 편인데

(그렇다고 나도 말이 많은 편은 아니지만 남편과 같이 있으면 상대적으로 내가 말을 많이 하게 된다.)

나는 100% 다 말하고 싶지 않은데 자꾸만 많은 말하게 되는 것 같은 생각...

 

가끔 내가 행동하고서도 놀랄때가 있다.

연애 시절,

내남자의 여동생 지금은 막내 아가씨가 된 그녀와 식사 후

4년째 연애 중인 그녀의 남자친구 앞에서

아무렇지 않게 거울을 꺼내 자신의 치아를 점검하는 모습에 나는 저러지 말아야지 했다.

그땐 아직 결혼 전 내 남자와 결혼날짜를 잡았지만 아직은 연애중이던 때여서

그와의 관계가 익숙하거나 편해지지 않았을 때였으니까...

그런데 지금은 아침에 식사 후

출근하는 지하철(15분에 한대씩 있는 동네라..) 시간에 맞추느라 정신없이 집에서 나오면

지하철역까지 신랑이 데려다 주는 차안에서 내 치아를 점검하기 일쑤...

그럴 때 내 자신에게 깜짝깜짝 놀란다.

그러지 말아야지 했는데...

결혼해도 남편 앞에서는 내숭쟁이가 되고 싶었는데...

돈 벌으랴 살림하랴 사는게 피곤하다는 이유로 자꾸 망가져 가는 내 모습 ㅠㅠ

이제 겨우 1년밖에 되지 않았는데 말이다...

 

서로에게 익숙해진다는 것, 약일까 독일까?

 

아직은 생리현상을 트지 않았고,

화장실이 바로 침실 옆이라 소리가 다 들리는 통에

변을 볼때는 물을 틀고 볼일을 한다.

그치만 점점 익숙해 지면서는 조금씩 전만큼 조심성이 생기지는 않는 모양이 불안불안하다.

 

어떻게 하면 내 남자에게 평생 가족이 아니라 여자가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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